칼 로저스

칼 로저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다. 교육, 상담, 심리치료, 갈등해결 및 평화 분야 모두에 크게 공헌했으며,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로서 공감적인 삶, 실험적인 연구, 16권의 저서, 200편이 넘는 학술논문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지식백과] 칼 로저스 (해외저자사전, 2014. 5., 교보문고)

  • 1로저스는 원래 자신의 치료기법을 가리켜 '비지시적 상담'이라고 불렀는데, 그가 그렇게 이름을 붙였던 까닭은 상담자가 상담을 진행함에 있어서 지시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였다. 로저스는 자신의 임상경험을 통해 상담의 과정에서 상담자가 지시적이 되면 될 수록 내담자와 상담 결과에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며, 따라서 상담자가 지시적이 되지 않으면 않을수록, 즉 비지시적이 되면 될수록 도리어 더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실제 상담과정에서 상담자가 지시적이 되지 않는 것, 즉 비지시적이 된다는 것이 쉽지 않으며, 동시에 지시적이 되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가?

    로저스에게 있어서, 상담의 목적은 상담의 과정을 통해서 내담자가 스스로에게 더 촉진적이 될 수 있도록 촉진해 줌으로써, 내담자로 하여금 전에는 드러낼 수 없었던 부분들을 보다 더 잘 드러낼 수 있게 해 주고,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더 분명히 표현할 수 있도록 촉진하자는 데 있다. 또한 내담자 자신의 내부에 잠재해 있는 치료적 힘들 스스로 발견하게 하여, 이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의 다른 부분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의 성장과 자기실현을 위해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변화를 스스로 이끌어 내고, 자신을 위하여 보다 나은 결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촉진하자는 데 있다. 

    그러므로 상담자의 역할은 상담자가 상담의 중심이 되어 내담자를 어디론가 이끌어 가려고 애쓰는 형태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도리어 상담자는 내담자와의 친밀하고 치료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서 내담자가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내담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과 변화를 스스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그 치유의 과정에 함께 있어 주며, 잘 경청해 주고 반영해 주며, 촉진해 줌으로써 상담의 과정 전체가 '내담자-중심'이 되도록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로저스에 따르면, 상담에서는 상담자의 어떤 궁금증이나 무슨 의도나 목표, 개인적인 해석이나 어떤 배경, 경험, 선입관, 신념, 종교, 철학, 혹은 상담자가 주장하는 그 어떤 심리학적 이론이나 진단, 심리검사, 치료기법 등도 결코 상담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은 다만 내담자인 그 '사람'을 보다 더 그 '사람'답게 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 어야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담의 중심은 그 어떤 이론도 검사도 심리기법도 아닌 것이며, 상담의 중심은 항상 그 '사람'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상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담자가 내담자와 상담관계에서 자신의 모습을 진실 되고 일관되게 보여 주어야만 한다는 것을 로저스는 깨달았다. 

    즉, '사람-중심 접근법'만이 가장 상담다운 상담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로저스는 자신의 상담기법을 가리켜, '사람-중심 접근법'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로저스에게 있어서, 상담과정에서 '사람-중심'이 된다는 것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우선적인 것이며,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용어 자체가 상담이 정작 뭘 하는 것인지, 우리가 왜 상담을 하는 것인지 상담의 진정한 본질에 대한 가장 분명한 해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백석대학교 오제은 교수, 역자 서문 중에서